초계최씨자료

[스크랩] 최산두(崔山斗) / 해동잡록 1 본조(本朝)|

최길용 2013. 5. 20. 19:18

 

 

자는 경앙(景仰)이며 스스로 신재(新齋)라 호하였다. 연산(燕山) 갑자년에 생원시에 합격하고 계유년에 문과에 급제를 하였다. 그가 지은 강목부(綱目賦)는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었다. 대대로 광양(光陽)에 살았는데, 윤구(尹衢)와 유성춘(柳成春)과 더불어 나란히 이름이 나서, 사람들은 호남(湖南)의 3걸이라 일컬었다. 공(公)이 먼저 급제하여 옥당(玉堂 홍문관(弘文館))에 뽑혀 들어갔다. 족친들이 모두 군보(軍保)로서 여러 진(鎭)에서 수자리 살고 있었는데, 공은 사명을 받들고 고향에 돌아오면 반드시 술과 안주를 장만하여, 친히 살고 있는 영해(營廨 진영(鎭營)의 공청(公廳))에 가서 몸을 굽혀 수작(酬酢)을 하여 영달하였다 해서 종족을 감히 능멸하지 않았다. 사인(舍人) 벼슬로 있다가, 동복(同福)으로 귀양을 가서 나복산(蘿葍山) 아래 살면서 윤구(尹衢)한테 보내는 시에 이르기를

강길에 봄을 찾기가 늦었는데 / 江路尋春晩
그대를 생각하여 달 아래 거니네 / 思君步月時
해마다 산 시냇물 굽이에서 / 年年山澗曲
분수 따라 살아간다네 / 隨分有生涯

하였다. 일찍이 본현(本縣) 사마소(司馬所) 연회가 있다는 말을 듣고 공이 먼저 가 보았더니, 다른 모든 사마(司馬 진사(進士) 생원(生員))들은 아직 모이지 않았다. 공은 거기 마련해 둔 술을 다 마셔버리고 돌아왔다. 지키는 자가 죄를 뒤집어 쓸까봐 두려워하므로, 공은 감나무 잎을 따서 시를 적어 놓기를

오디는 청홍색으로 물들고 감나무 잎사귀는 살쪄 / 桑椹靑紅柹葉肥
작은 후원 풍물이 꽃답고 향기롭네 / 小園風物屬芳菲
사마소의 술단지에 술이 다한 연유를 알고자 하거든 / 欲知司馬樽中盡
선생이 취한 후 돌아가는 것을 보소 / 請看先生醉後歸

하였다.

[주D-001]사마소(司馬所) : 사마소는 지방의 생원(生員)ㆍ진사(進士)들의 사설기관으로, 지방의 관아(官衙) 도처에다 별도로 건물을 갖추어 놓고 여기에 모여 지방 정사를 논의하고 간섭하던 곳이다. 그 발생 시기는 알 수 없으나, 폐해가 많아 이조 선조 때 혁파되었다.
출처 : 광양향토문화연구소
글쓴이 : 빈들에서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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